[코시타이] 열
열
Koshiro X Taichi
w. 회루
“ 실례합니다. ”
낡은 현관문이 듣기 싫은 소리를 내며 열렸다. 문을 열어둔다는 말이 허튼 소리는 아니었는지 별다른 기색 없이 부드럽게 돌아간 문고리를 놓아 현관문을 닫은 코시로가 마른입술을 축였다. 어렸을 때는 퍽 자주 들락날락 거렸던 곳인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고, 한살한살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언제부터인지 발걸음을 하지 않았던 곳이었다. 오랜만에 담는 풍경에, 그리고 낯설고도 이질적이나 한 편으로는 익숙하기에 전혀 위화감이 없는 거실을 눈으로 슥 훑다 오랜만에 이곳을 찾은 목적을 상기시키고 나서야 발걸음을 돌렸다.
어렵지 않게 선 방문 앞에서 문고리를 잡아 쥐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모든 것을 녹일 기세로 강렬한 열기를 뿜어내고 있는 8월의 태양이 코시로의 관자놀이에 땀방울을 맺히게 했다. 다시 한 번 마른 입술을 혀로 축이고선 관자놀이를 타고 흐르는 땀을 어깻죽지를 들어 스윽 훔친 코시로가 잡고 있는 문고리를 잡아 돌렸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아, 하는 목소리가 터진다. 거실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열기에 숨이 턱 하고 막히는 것만 같다. 유례없는 10년만의 폭염이라고 했던가. 그 덕에 어딜 가도 에어컨이 풀가동 되었으며 선풍기가 빠지지 않고 따라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조그만 방에 에어컨과 돌아가는 선풍기 한 대 없이 이불속에 푹 파묻혀 끙끙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는 인영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코시로가 등 뒤로 매고 있던 가방을 바닥에 조심스레 내려놓았다. 제가 온 것도 모르고 여직 이불속에서 끙끙거리며 앓고 있는 이불더미를 손끝으로 툭, 건드린 코시로가 머리끝까지 덮고 있던 이불을 단번에 끌어내렸다. 여전히 밭은 숨을 내쉬며 미간을 구긴 채 땀에 푹 젖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타이치의 이마로 코시로가 제 손을 가져다 댄다.
뜨겁다. 아니 뜨겁다 못해 손이 데일 것만 같은 기분이다. 한 여름에, 기록적인 폭염이라고 떠들어대는 이 날씨에, 제 체온역시 그리 낮지 않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힐 정도의 뜨거움을 느꼈고, 그렇다고 손이 찬 편도 아니었는데. 병원이라도 가봐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이렇게까지 앓으면서 왜 집에 고집스레 있는지도 의문이었고 병원에 가서 약이라도 처방받고 주사라도 한 대 맞아 입원이라도 하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까지 든다.
“ 여, ”
코시로-
다 죽어가는 목소리가 들려 화들짝 놀란 코시로가 타이치 이마에 두었던 제 손을 거둬냈다. 밭은 숨을 내뱉으며 자꾸만 감기려는 지 두 눈에 힘을 준 타이치가 희미하게 웃어보였다. 제가 온 것을 알고 몸을 일으키려하는 타이치를 제지한 코시로가 땀에 젖어가는 제 하복 셔츠를 벗어 이층 침대 난간에 걸어두고는 제 이마를 짚었다. 벌써부터 하고 싶은 말이 울컥울컥 목구멍으로 기어올라 오려한다. 하지만 잔뜩 구겨져 있는 미간을 엄지손가락으로 꾹꾹 눌러 펴낸 코시로가 호흡을 정리했다. 우선 아직도 몸이 가파르게 오른 열로 인해 뜨겁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열을 내려줘야 할 것 같아 짧게 한숨을 쉬는데, 그런 저를 보는 타이치의 표정이 제법 미안하다는 표정이다. 그 표정에 어쩔 수 없다는 듯 머리맡에 굴러다니는 체온계를 든 코시로가 체온계를 두어 번 흔들어댔다. 그런 저의 행동에 얌전히 입을 벌리고 코시로를 바라보던 타이치가 제 입에 차가운 체온계가 들어오자 합, 하고 입을 다문다. 타이치가 열을 재는 사이 화장실에 들어가 대야에 찬 물을 담아 수건을 적셔 쭈욱 짜낸 코시로가 다시 한 번 제 이마에 흐르는 땀을 어깻죽지로 스윽 닦았다. 그러다 결국 찬물을 틀어 가볍게 세안을 한 코시로가 들고 있던 수건으로 제 얼굴을 닦아냈다. 뭔가, 가슴속 한구석이 돌로 쾅 막힌 기분이다. 더위로 약간의 열이 올라와 상기되어있는 제 얼굴을 거울 속을 통해 빤히 바라본 코시로가 한참만에야 화장실을 나왔다. 찌르르거리는 매미의 힘찬 울음소리가 적막한 집안을 메운다.
찬물이 담긴 대야와 수건을 가지고 방으로 돌아오니 잠시 또 정신을 잃었는지 미간을 잔뜩 구긴 채 두 눈을 꾹 감고 있는 타이치가 눈에 들어와 가까이 다가간 코시로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조심스레 타이치가 물고 있는 체온계를 빼니,
“ 삼십팔점…, ”
다시 한 번 울컥울컥 올라오는 뭔가를 속으로 꾸욱 삼켜낸 코시로가 체온계를 바닥에 내려두고 차가운 수건을 접어 타이치의 이마에 올려두니 그제야 힘겹게 눈을 뜬 타이치가 고개를 슬쩍 돌려 코시로와 시선을 바로 했다. 그 시선을 피하지 않고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 방 한구석으로 시선을 주니 큭, 하는 타이치의 웃음소리가 귓가로 날아와 박힌다. 그 웃음소리에 대체 지금 웃음이 나오냐고, 정신이 있냐고 소리치려다 다시 한 일자로 입을 꾸욱 다문 코시로가 제법 무서운 표정으로 타이치를 노려본다. 그 표정에 무슨말을 하고 싶은지 다 알겠다는 듯 다시 한 번 작게 웃음을 터트린 타이치가 마른 제 입술을 혀로 축여내고는 입을 열었다.
“ 잔소리는, 나중에. ”
잔뜩 잠긴 목소리로다가 띄엄띄엄 말하는 타이치의 행동에 더 이상 아무 말을 할 수 없어 금세 데워진 수건을 반대쪽으로 돌려 올려준 코시로가 여직 저를 바라보고 있는 타이치의 시선을 피해 창밖을 내다보았다.
잔소리,
라고 할 지도 모르겠다.
도대체 아픈데 왜 병원은 가지 않고 이러고 있냐고 묻고 싶었고, 도대체 한 여름에 뭘 했으면 이렇게 까지 열이 올라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감기에 걸려 있냐고도 묻고 싶었다. 혹, 다른 곳은 어디 아프지 않은지, 밥은 먹었는지, 약은 또 챙겨먹었는지. 온갖 말들이 머릿속에서 정리되지 않은 실타래 마냥 얽히고설킨다. 하지만 분명 제가 무슨 말을 하든 코시로 잔소리가 너무 심해. 하고 투덜거리던 타이치를 모르는 게 아니라, 아픈 사람을 붙들고 듣기 싫어하는 잔소리를 할 수가 없어 애써 속을 다스린다.
“ 코시로- ”
저를 부르는 목소리가 잔뜩 늘어진다. 본인이 생각한대로 되지 않았거나, 본인 때문에 문제가 생겨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저를 부르는 목소리마냥. 코시로오, 나 이제 어떡해. 세상 모든 걸 다 잃은 사람마냥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해 저를 부르던 그 때 마냥.
그리고, 그럴 때면 어쩔 수 없이 당신에게 한없이 약해지는 본인을, 아는 마냥.
“ 고마워어. ”
고맙다 말하는 목소리에 결국은 시선을 돌려 타이치와 시선을 마주한다. 열이 올라 잔뜩 상기된 얼굴로, 어찌된 연유인지 눈까지 벌겋게 부어 제법,
거기까지 생각한 코시로가 다시 한 번 말라오는 제 입술을 축였다. 멍청한 얼굴로다가 헤헤, 하고 웃는 타이치의 모습에 괜히 한숨이 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 이 사람이 내 선배가 맞나 싶기도 하고.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이 한데 뒤섞이다가 문득, 약은 먹었나 싶어 물어보니 아아, 하며 제법 멍청한 목소리로다가 영구 박 터지는 소리를 내길래 속으로 참을 인 한번을 굳게 써재끼고는 약은 어딨냐 물었다. 그 물음에 뭔가 잔뜩 생각하는 듯 으음, 거리던 타이치가 이내 식탁에 있을거야, 하고 대답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빈속은 아니냐 물었더니 히카리가 죽을 챙겨줘서 먹었다는 대답을 듣고 나서야 뜨뜨미지근한 바닥에 앉아 있던 코시로가 몸을 일으켰다.
아아, 후텁지근하다. 집에가면 찬 물로 샤워를 해야지, 싶다.
타이치의 방보다는 조금 선선한 거실로 나와 약봉지를 챙겨둔 코시로가 타이치 집에는 항상 콜라가 구비되어있다는 걸 생각해내고는 주방으로 가 냉장고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냉장고 냉기에 그대로 쪼그려 앉아 십초 정도 눈을 감고 숨을 몰아쉬던 코시로가 콜라를 확인하더니 열려있던 문을 닫고 쪼르르 타이치가 누워있는 방으로 가 형, 한다. 그 목소리에 잠시 눈을 감고 있던 타이치가 응? 하고 되물었고 콜라 먹어도 돼요? 하는 코시로의 물음에 다시 한 번 웃음이 터진 타이치가 큭큭 웃으며 그러라 말한다. 그런 타이치의 대답에 다시 쪼르르 냉장고에 가 콜라를 꺼내 유리잔에 잔뜩 부어가지고는 냉동실에 얼음까지 탈탈 턴 콜라를 쭈욱 들이킨 코시로가 톡 쏘는 탄산에 두 눈을 꾸욱 감아냈고, 이내 좀 살 것 같은 지 정수기에 따듯한 물을 담아 양 손에 컵을 들고 약봉지를 입에 문 채 방으로 들어가 엉덩이를 붙이고 앉는다.
콜라와 컵을 옆으로 내려놓고 약봉지를 뒤적거려 약을 꺼낸 코시로가 일어서려는 타이치를 부축해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누워있는 등안쪽으로 손을 넣어 힘을 줘 일으켜 세우니 자면서 흘린 땀으로 상체가 흠뻑 젖었다. 이미 다 데워진 수건을 받아들고 금세 미지근해진 대야에 넣은 코시로가 약과 물컵을 타이치에게 쥐어주고는 대야를 들고 화장실로 가 물을 갈아온다. 다시금 차가워진 대야를 제 옆에다 둔 코시로가 안 되겠는지 미간을 구기며 옷을 갈아입자 말을 건넨다. 그 말에 목이 부어도 단단히 부었는지 약을 넘기면서 미간을 구긴 타이치가 그제야 흠뻑 젖은 제 옷을 내려다보고는 아아, 하고 다 갈라진 목소리를 낸다.
“ 어디 있어요? 옷. ”
물컵을 받아들며 묻는 코시로의 말에 손가락으로 옷장을 가리킨 타이치가 어지러운지 두 눈을 꾹 감아낸다. 옷장으로 가 적당한 옷을 꺼내 와 타이치에게 건네준 코시로가 다시 한 번 화장실로 가 수건 두어개를 더 꺼내와 타이치가 누워있던 곳에 넓게 깔아준다. 그런 제 행동에 뭐가 좋은지 낮게 웃던 타이치가 곧 양 팔을 교차시켜 흠뻑 젖은 제 티셔츠를 홀랑 벗어 문쪽에다 휙, 하고 던져버린다. 그런 타이치를 보다 괜히 방안 공기의 온도가 높아지는 것 같아 표면에 물방울이 방울방울 맺힌 콜라를 벌컥벌컥 마시던 코시로가 무언갈 발견하고는 그대로 행동을 멈췄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손을 뻗어 타이치의 뒷목을 손가락으로 쿡, 찌른 코시로가 순간적으로 긴장하듯 어깨를 움찔 거리는 타이치의 행동에 미간을 잔뜩 구겼고 새 옷을 입으려 고개를 숙였던 타이치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코시로를 바라봤다. 그러나 그런 타이치의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미간을 구긴채 제 몸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코시로의 시선에 타이치가 서둘러 셔츠를 내린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제 목부근을 눌러 잡는 코시로의 행동에 억, 소리를 낸 타이치의 상체가 이불위로 꺾였다.
순간적으로 타이치의 상체를 누른 코시로가 구긴 미간을 풀지 않고 등을 빤히 바라봤고, 곳곳에 생긴 붉은 멍자국에 제 힘에 눌려 이불에 파묻혀 있는 타이치를 든 코시로가 그의 상체를 확인했다. 희미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심한 곳은 검붉게 물들어 있는 모양새가 마치,
“ 코시로- ”
다급하게 제 팔을 붙잡은 타이치에게로 시선을 돌린 코시로가 잔뜩 흔들리는 표정으로다가 저를 바라보는 시선에 제 입술을 짓이겼다. 그리고 그제야 자세히 보이지 않았던 흔적들이 하나 둘 시선으로 들어와 박힌다. 귓불이나, 목덜미 같은 곳에, 잔뜩, 보이는
.
짧은 순간에 온갖 정보들이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온다. 도저히 정리가 되지 않았고,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할지도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코시로의 행동에 서둘러 제 옷을 껴입은 타이치가 마른 입술을 축였다. 숨 막히는 적막감이 후텁지근한 방안을 감싼다. 찌르르 우는 여름곤충들의 소리가 귓가로 날아와 박히고, 공중에 부유하는 작은 먼지들이 방안을 부옇게 만든다.
“ 이건-, ”
그리고 그와 동시에 담아두었던 ‘무언가’가 폭발하듯 터져버린다. 계속 저를 울컥거리게 만든 무언가가, 쌓이고 쌓였던 그 무언가가, 드디어 욱 하고 터져버린다. 순간적으로 타이치의 어깨를 눌러 밀어 넘어트린 코시로가 제 입 안쪽 살을 이로 씹었다. 안 그래도 무거워 말하기만 해도 웅웅 울리던 머리였는지 베개위로 머리가 떨어진 타이치가 앓는 소리를 낸다. 미간을 잔뜩 구긴 채 순간적으로 울리는 머리를 감싸 쥔 타이치가 입술을 꾹 깨물었고 그런 타이치의 모습을 놓치지 않고 두 눈에 담아둔 코시로가 타이치의 두 손목을 붙잡아 머리위로 결박시켜버린다.
으득, 이가 씹힌다.
태어나서 단 한번도 이렇게 까지 열이 올랐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항상 이성적이었고, 이성적 이였다. 남들이 화를 내는 포인트에서도 크게 화가 난적도 없었으며 이쯤이야 뭐, 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 화가 날만큼 관심 자체가 있는 것도 아니었으며, 그렇게 감정 소모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열이 난다. 열이 나는 건 타이치가 아닌 저인마냥.
그래, 그리고 생각이 났다. 왜 어릴 때는 자주 오던 이곳을, 언젠가부터 발걸음하지 않게 되었는지.
좋아해요, 타이치상.
하던 그 때부터 였을까. 밑에서부터 치고 올라오는 알 수 없는 감정이 스스로를 좀먹기 시작해 더 이상은 감당할 수 없었던, 그때부터 였을까.
15살. 겨울 그 끝자락. 생각지도 못한 정체성 혼란에 한참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가 꺼낸 말끝에 돌아온 대답은,
그래, 나도.
였던가. 고등학교를 진학하기 전 타이치와 같은 학교가 될지, 다른 학교가 될지 몰랐던 그 때에 정말 마지막이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더 나아가 꽤 오랜 시간동안 저를 괴롭히던 원인을 확인하려던 제 행동에 후회는 없었다. 더럽다고 난 아니라고 말한다면, 그냥 그렇게 스스로 다음을 정리하면 되는 것이었고, 그 반대라면. 물론 그 반대의 상황은 생각해 본적이 없지만 서도. 어떻게든 되겠지, 싶었다. 그러나 그래, 나도. 하는 타이치의 대답엔 거짓하나 없었지만 단지 제가 단어 속에 내포하고 있는 뜻과 타이치가 이해하고 있는 뜻이 다름을 알고는 그저 웃어보였던 것 같다. 추후 코시로가 내뱉었던 단어의 뜻이 본인이 받아드린 뜻과는 다르다는 걸 안 타이치는 어색하게 웃어보였고, 그런 타이치의 행동에 차근차근 타이치를 피했던 코시로였다.
그리고 그 겨울, 유난히도 추워 여러모로 피해가 많았던 그 겨울 코시로는 지독한 열병을 앓았다.
“ 코시로- ”
잔뜩 가라앉아 쉬어빠진 목소리로다가 코시로를 불러오는 타이치의 목소리에 코시로가 제 입안 속 살을 씹었다. 타이치가 누구와 무엇을 하던 본인과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본인이 화낼 일이 아니라는 것 쯤은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뭔가가 울컥울컥 차오르는 이유는,
“ 좋아해요, 타이치상. ”
여전히 제 마음이 제멋대로 이기 때문일까.
몇 해 전 좋아한다 제 마음을 보여줬던 그 때와 같이, 다시 한 번 터지는 목소리가 애처롭기 까지하다. 도대체 왜 난 당신을 잊지 못해 아프다는 말을 듣자마자 자율학습도 하지 않고 학교를 박차고 나왔는지도 모르겠고, 이렇게 아픈데도 불구하고 당신의 많은 사람 들 중 나를 불러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묘한 승리감에 도취되는지도 모르겠다. 언제까지 당신을 잊지 못해 건너건너 이야기를 듣고 스스로 감당해야하는 지도 모르겠고, 대체 언제쯤 당신을 마주하며 웃어 보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 ……. ”
후두둑 떨어지는 물기가 타이치 얼굴위로 떨어진다. 정말이지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저를 바라보는 코시로와 시선을 맞춘 타이치가 어느새 약해져있는 악력에 한쪽 손을 빼내어 입술을 짓이기고 있는 코시로의 입술을 꾸욱 눌렀다. 그런 타이치의 손길에 코시로는 제 입술을 짓이기던 이에 힘을 뺏고 입술에 머물러 있던 손을 들어 잔뜩 떨어지는 물기를 닦아주던 타이치가 작게 울지마, 하고 말한다. 그리고 그 말에 결국은 다시 제자리구나, 한 코시로가 고개를 떨궈냈다.
그리고 기록적인 폭염이라고 떠들어대는 뉴스들이 만발한 가운데 코시로는 다시 한 번 지독한 열병을 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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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는 필터링에 맡겨요u_U*
단지 뜨거운 여름에 , 개도 안걸린다는 여름감기에 걸려 헉헉거리는 대장님을 보고 싶었던 저()
으앙 이게 뭐야 손발이 오그라든다